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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동정

54회 정구도 노근리사건대책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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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4 김용구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984회 작성일 2004-07-1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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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도씨 “노근리사건 피해보상 꼭 이뤄져야”
[동아일보]
“산 자의 인권뿐 아니라 죽은 자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노근리사건의 역사적 교훈입니다.”

정부가 노근리사건 발생 이후 54년 만에 6일부터 피해신고를 접수받는다는 소식을 접한 ‘노근리 미군양민학살사건 대책위원회’의 정구도(鄭求燾·49) 광운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5일 “감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근리사건이란 6·25전쟁 때인 1950년 7월 25일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던 미군이 충북 영동군 노근리 철교 밑에서 나흘간 기관총을 난사해 노근리와 인근 주곡리, 임계리 주민 등 최소 248명이 죽거나 다친 사건.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노근리사건으로 형(당시 5세)과 누나(당시 2세)를 잃었다. 어머니(77)도 옆구리와 팔꿈치에 총상을 입었다.

정 교수의 아버지 은용씨(81)는 40여년 전부터 노근리사건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홀로 외롭게 싸웠다.

1994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어렵게 대책위를 구성해 은용씨가 위원장을 맡았고 정 교수가 대변인을 자처했다. 그해 7월 말 정 교수는 수개월 동안 미국 자료를 뒤진 끝에 노근리사건을 취재한 종군기자의 기사를 찾아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고 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서기까지는 또다시 5년이 걸렸다.

2001년 1월 당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정 교수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흥분했다.

그러나 정부의 진상조사는 피해자를 확정하고 적절히 보상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노근리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했다.

2001년 초 입법을 추진했으나 대다수 국회의원의 반응은 냉담했다. 올해 2월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정 교수의 직장은 국회나 다름없었다.

정 교수는 “특별법이 어렵게 제정됐지만 역시 보상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며 “피해자 조사 후 추모관 건립, 평화공원 조성과 함께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근리사건과 비슷한 양민학살사건이 6·25전쟁 때 60건이 넘는다”며 “다른 사건의 진상규명과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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