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길 PD "줄기세포 바꿔치기 확실한 듯"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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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8 김홍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4,139회 작성일 2006-01-19 14:08본문
전용길 PD "줄기세포 바꿔치기 확실한 듯"
[한국일보 2006-01-19 13:33]
황우석 교수 사건과 관련해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집중 보도한 KBS '생방송 시사중심'의 전용길 PD는 "최근 검찰수사는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된 것이 틀림없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황 교수 사건과 관련해) 너무나 큰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말했다.
전 PD는 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제작진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황 교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면 황 교수가 정말 100%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는 그가 100% 사기꾼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상당한 사실들이 그가 말한 것이 맞으며, 거의 대부분의 조작의 책임은 미즈메디측에 있는 것으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대한민국 학계최고의 권위 있는 조사기관인 서울대 조사위에서는 이미 최종조사발표에서 정명희 위원장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없으며 기술도 별 볼 일 없는 것이며, 황 교수는 모든 논문을 조작한 학자로서 최소한의 기본도 돼 있지 않은, 거의 사기꾼 같은 존재라고 전 세계에 밝혔다. 모든 언론도 그렇게 받아 적어 보도했다"면서 서울대 조사위와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PD는 "황 교수가 만약 줄기세포 가짜 사실을 모르고 철저히 속은 것이 드러난다면,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또 국제적 양해가 이뤄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국제적 양해는 이제부터 우리가 얼마나 다시 냉정한 태도로 허리띠 졸라매고 덤비느냐에 달려있는데 우리는 지금 그럴 준비가 돼 있나?"라면서 "MBC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시사중심'이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음모론을 사실인 양 전제하고 별 검증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벌써 몇 개월째 모든 신문 방송들이 매일 수도 없이 황우석 관련 '팩트 뉴스'들을 쏟아붓는데도, 국민들의 70-80%는 혼란을 느끼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고, 서울대 조사위 최종 조사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30%에 불과하다"면서 "('시사중심'의 황 교수 관련 프로그램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어느 한 언론이라도 책임 있게 대응하고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PD는 "국익보다는 진실이 우선이라는 젊은 생명과학자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시는가?"라는 물음에는 "진실은 언제든지 중요하지만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고 "아직 검찰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오늘(19일)까지 수사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조작은 황 교수가 아니라, 미즈메디 측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고 말한 그는 "갈릴레오 전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진리였다. 그는 거짓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늘 겸손해야 한다. 혹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전문.
먼저 KBS <생방송 시사중심>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먼저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12월1일부터 낮방송이 시작되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시사중심>은 한국 텔레비젼의 뉴스 및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소위 80년대에 확립된 ‘9시뉴스체제’에서 본질적으로는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는 자성에서부터 출발했다. 여기서 ‘9시뉴스체제’란 1분30초짜리 리포트중심의 뉴스체제를 말한다.
매일 일어나는 중요한 현안이나 이슈를 단 ‘1분’ 또는 ‘1분30초’안에 무슨 수로 상세히, 충분히 깊이 있는 정보와 설명, 분석을 할 수 있겠는가. 벌써 21세기도 한참 진행되고 있는 현재 이 순간도 우리의 텔레비전은 이러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한국사회가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 좌우, 진보 보수 등 이분법으로 나뉘어 곤욕을 치루고 있는 큰 원인중 하나로 이러한 충분하고도 자세한 정보과 설명, 분석 등 책임 있는 언론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1분짜리 팩트’에 매달려 있는 뉴스구조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생방송 시사중심>은 매일 매일의 시사현안에 대하여, 충분하고도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아무리 소수의견일지라도) 다양한 관점과 의견의 교류를 통해 건강한 여! 론을 형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리고 바로 앞 12시 종합 뉴스와의 차별화도 이루고, 적은 제작비와 인력으로도 시사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바로 ‘인터넷 뉴스’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즉 인터넷 뉴스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뉴스 또는 시사프로그램제작을 위한 인력이나 시스템이 전무하므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인터넷뉴스를 활용하여 제작방송하기로 한 것이다.
KBS <시사중심>의 17일 황우석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방송을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런데 이 방송을 두고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음모론을 사실인 양 전제하고 별 검증 없이 그대로 공중파로 날렸다”고 비판도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1월17일 방송한 ‘황우석 줄기세포논란, 혼란의 진실은?’ 편은 기본적으로 “왜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조사발표가 났고, 벌써 몇 개월째 모든 신문 방송들이 매일 수도 없이 황우석 관련 ‘팩트 뉴스’들을 쏟아 붓는데도, 국민들의 70-80%는 혼란을 느끼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고, 서울대 조사위 최종 조사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30%에 불과하고, 또 왜 70%의 국민들이 ‘황 교수에게 잘못과 책임은 있어도 연구재연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라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어느 한 언론이라도 책임 있게 대응하고 답하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획된 것이다.
만일 그 많은 언론들 중 어느 하나라도 중심을 잡고, 큰 틀과 작은 것,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 등을 구분을 해가며 국민들에게 차분히 정리해 주었다면 이런 혼란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생방송 시사중심>은 공영방송으로서, 그 책임의 일부분이라도 다하기 위하여 황우석 줄기세포논란의 큰 틀 속에서 현재까지 보도되고 확인된 팩트를 중심으로 일반 국민들과 네티즌들이 느끼는 문제점, 문제제기 지점들을 정리하고 설명하기로 했던 것이다. 많은 언론들이 무슨 이유에서든지 다루려 하지 않는 것을 다루고자 했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 있어서 언론들이 극복해야 할 “맹목적인 팩트주의”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씀하신 것인지?
‘맹목적 팩트주의’란 사안 또는 이슈의 큰 틀을 보지 않고, 또한 보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본질적인 것과 본질적이지 않은 것 등을 구분하지 않고, 심지어는 그 팩트가 차지하는 정확한 의미와 비중 등을 가리지 않고, 단지 ‘팩트라는 이유만으로’쉴새 없이 보도하고 양산해내는, 그리하여 결국은 전체사안을 호도하고 애매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어이 없는 허위 사실까지도 서슴없이 무책임하게 보도하게 되는 기계적인 팩트 맹신주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최초 노성일 이사장이 황 교수에게 2천개가 넘는 난자를 주었다는 팩트와, 황 교수는 단지 1개 또는 2개의 줄기세포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팩트, 이 두 가지 팩트를 갖고 거의 모든 언론들은 황 교수가 2000개에서 1개 또는 2개 밖에 성공 못했으니 그의 기술은 효율성이 거의 없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기술이라고, 대단한 제3의 팩트를 만들어내어, 사실상 일방적인 폄하를 계속했던 것이다.
이런 일반 대중에게 보다 책임 있게 사안의 비중과 의미, 가치에 따라 교통정리를 해주며, 보다 깊이 있게 상세히 그리고 쉽게 설명해주는 언론이 거의 없었다는 자기 성찰에서 이 방송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방송을 통해 “왜 우리는 미국처럼 황 교수 조사를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확실히 조사한 후 발표하지 못하나, 이 냉혹한 세상에서 우리는 왜 현명하지 못한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지금 우리가 자초하고 있는 손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현재 황 교수가 WIPO에 출원하고 있는 줄기세포관련 특허는 4개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이와 거의 유사한 특허를 미국 피츠버그대의 새튼 교수도 특허출원한 것으로 이미 확인 보도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명하지 못하게도 우리 스스로, 황 교수는 사기꾼이며 논문을 조작했으며 줄기세포는 없다는 식으로 난리를 친다면, 그 특허는 누구에게 돌아가겠나? 너무나 명확한 것이다.
아무 일이 없어도 아주 작은 문제만 하나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고 자신들의 거대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냉혹한 세계BT전쟁에서, 아무리 황 교수가 99% 사기꾼이라 해도- 아직 검찰수사가 안 끝났으니 100% 사기꾼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며(그러나 최근 검찰수사도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된 것이 틀림없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100%는 아니니 이미 출원된 특허의 관리와 보호를 위해서라도 어리석은 짓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황 교수에게 한 수 배운 뉴캐슬대학의 스토이코비치 교수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23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스페인으로 스카웃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스토이코비치의 사부인 황 교수를 내동댕이치고 인간 사기꾼으로 몰고 있지 않은가! 윤리와 도덕이라는 잣대로 말이다. 물론 윤리와 도덕은 과학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황 교수가 윤리와 도덕을 어겼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온 나라와 언론이 동원되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그들이 보기에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일단 특허가 미국 쪽으로 넘어가면 그 뒤에는 우??아무리 황 교수보다 더 뛰어난 과학자가 나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줄기세포에 관한한 미국에 로얄티를 지급해야 하는 것을! 궁극적으론 법원(코트)에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허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지 취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관련규정에 의하여 앞으로 6개월 내에 개별국가 출원도 해야 하고 여기에는 상당한 비용도 수반된다. 그리고 만약 출원한 특허내용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수정, 또는 보정하면 되는데 이런 ! 모든 일은 결국 INVENTOR인 황 교수가 해야 하는 일임에도, 황 교수를 사기꾼이라 한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우리가 이 과정에서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나도 답답할 뿐이다. 아주 작은 탐욕과 이익 앞에서 꼼짝 못하는 학계카르텔, 언론카르텔 때문인가? 어떻게 한마디로 말할 수 있겠는가?
한편에서는 우리가 빠른 시간 안에 조작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미국 피츠버그대학 등 외국에서 먼저 밝혀내게 될 경우, 우리 과학계 신뢰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물론 그런 조급함으로, 거대 미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으면 큰 일 날지 모른다는.... 뭐에 쫓기듯 조사위의 조사가 이루어졌고 언론도 그렇게 재촉했을 것이다. 이제 미국, 영국은 조용히 미소짓고 있는 것이다. 후후후... 하고 말이다. 아 이 이상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세계 BT전쟁에서 선진국들과 싸우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도 방송에서 발언하셨다. 힘을 합친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또 지금 힘을 합치지 못하는 것은 어떤 부분을 가리키는 것인지?
서울대 의대, 수의대, 벤쳐 업체들, 각 민간병원 연구소들, 정부와 각 기관들, 세포응용사업단 등등.. 서로 보다 큰 파이를 만들어 크게 파이를 나누어 먹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 작은 파이를 서로 자기가 더 많이 먹으려고 싸우다 이제는 땅에 떨어뜨려 아무도 못 먹게 되었다. 이제 파이는 미국이나 영국 파이를 수입해 먹어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그나마 비록 작은 파이일지언정 세계최초로 그 파이를 만든 사람을 ‘도덕과 윤리’를 앞세워 서로 빼앗으려 한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정의에도 어긋난다.
국익보다는 진실이 우선이라는 젊은 생명과학자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맞다. 진실은 중요하다. 언제든지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가? 황 교수가 논문을 조작했다는 진실인가? 아직 검찰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오늘까지 수사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조작은 황 교수가 아니라, 미즈메디측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진실이란.... 하나가 아니다. 하나의 진실이 있으면, 그보다 좀 더 큰 진실이 있고, 또 그보다 더욱 큰 진실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어지기도 한다. 갈릴레오 전에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진리였다. 그는 거짓을 주장했다하여 사형선고를 받았다. 늘 겸손해야 한다. 혹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무엇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진실일지 모르겠다.
황우석 교수가 만약 줄기세포 가짜 사실을 모르고 철저히 속은 것이 드러난다면,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또 국제적 양해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큰 어리석은 짓을 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열강이 볼 때 대한민국은 얼마나 어리석나. 문제는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물론 황 교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황 교수가 정말 100% 사기꾼 일지도 모른다. 검찰수사가 많은 것을 밝혀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는 그가 100% 사기꾼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상당한 사실들이 그가 말한 것이 맞으며, 거의 대부분의 조작의 책임은 미즈메디측에 있는 것으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학계최고의 권위 있는 조사기관인 서울대 조사위에서는 이미 최종조사발표에서 정명희 위원장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없으며 기술도 별 볼 일 없는 것이며, 황 교수는 모든 논문을 조작한 학자로서 최소한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거의 사기꾼 같은 존재라고 전 세계에 밝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언론은 그렇게 받아 적어 보도했다. 황 교수의 논문은 모두 가짜, 조작. 원천기술도 없어... 라고 말이다. 국제적 양해는 이제부터 우리가 얼마나 다시 냉정한 태도로 허리띠 졸라매고 덤비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럴 준비가 되어있나? MBC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한국일보 2006-01-19 13:33]
황우석 교수 사건과 관련해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집중 보도한 KBS '생방송 시사중심'의 전용길 PD는 "최근 검찰수사는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된 것이 틀림없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황 교수 사건과 관련해) 너무나 큰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말했다.
전 PD는 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제작진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황 교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면 황 교수가 정말 100%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는 그가 100% 사기꾼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상당한 사실들이 그가 말한 것이 맞으며, 거의 대부분의 조작의 책임은 미즈메디측에 있는 것으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대한민국 학계최고의 권위 있는 조사기관인 서울대 조사위에서는 이미 최종조사발표에서 정명희 위원장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없으며 기술도 별 볼 일 없는 것이며, 황 교수는 모든 논문을 조작한 학자로서 최소한의 기본도 돼 있지 않은, 거의 사기꾼 같은 존재라고 전 세계에 밝혔다. 모든 언론도 그렇게 받아 적어 보도했다"면서 서울대 조사위와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PD는 "황 교수가 만약 줄기세포 가짜 사실을 모르고 철저히 속은 것이 드러난다면,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또 국제적 양해가 이뤄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국제적 양해는 이제부터 우리가 얼마나 다시 냉정한 태도로 허리띠 졸라매고 덤비느냐에 달려있는데 우리는 지금 그럴 준비가 돼 있나?"라면서 "MBC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시사중심'이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음모론을 사실인 양 전제하고 별 검증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벌써 몇 개월째 모든 신문 방송들이 매일 수도 없이 황우석 관련 '팩트 뉴스'들을 쏟아붓는데도, 국민들의 70-80%는 혼란을 느끼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고, 서울대 조사위 최종 조사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30%에 불과하다"면서 "('시사중심'의 황 교수 관련 프로그램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어느 한 언론이라도 책임 있게 대응하고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PD는 "국익보다는 진실이 우선이라는 젊은 생명과학자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시는가?"라는 물음에는 "진실은 언제든지 중요하지만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고 "아직 검찰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오늘(19일)까지 수사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조작은 황 교수가 아니라, 미즈메디 측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고 말한 그는 "갈릴레오 전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진리였다. 그는 거짓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늘 겸손해야 한다. 혹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전문.
먼저 KBS <생방송 시사중심>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먼저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12월1일부터 낮방송이 시작되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시사중심>은 한국 텔레비젼의 뉴스 및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소위 80년대에 확립된 ‘9시뉴스체제’에서 본질적으로는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는 자성에서부터 출발했다. 여기서 ‘9시뉴스체제’란 1분30초짜리 리포트중심의 뉴스체제를 말한다.
매일 일어나는 중요한 현안이나 이슈를 단 ‘1분’ 또는 ‘1분30초’안에 무슨 수로 상세히, 충분히 깊이 있는 정보와 설명, 분석을 할 수 있겠는가. 벌써 21세기도 한참 진행되고 있는 현재 이 순간도 우리의 텔레비전은 이러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한국사회가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 좌우, 진보 보수 등 이분법으로 나뉘어 곤욕을 치루고 있는 큰 원인중 하나로 이러한 충분하고도 자세한 정보과 설명, 분석 등 책임 있는 언론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1분짜리 팩트’에 매달려 있는 뉴스구조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생방송 시사중심>은 매일 매일의 시사현안에 대하여, 충분하고도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아무리 소수의견일지라도) 다양한 관점과 의견의 교류를 통해 건강한 여! 론을 형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리고 바로 앞 12시 종합 뉴스와의 차별화도 이루고, 적은 제작비와 인력으로도 시사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바로 ‘인터넷 뉴스’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즉 인터넷 뉴스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뉴스 또는 시사프로그램제작을 위한 인력이나 시스템이 전무하므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인터넷뉴스를 활용하여 제작방송하기로 한 것이다.
KBS <시사중심>의 17일 황우석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방송을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런데 이 방송을 두고 “인터넷에서 유포되는 음모론을 사실인 양 전제하고 별 검증 없이 그대로 공중파로 날렸다”고 비판도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1월17일 방송한 ‘황우석 줄기세포논란, 혼란의 진실은?’ 편은 기본적으로 “왜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조사발표가 났고, 벌써 몇 개월째 모든 신문 방송들이 매일 수도 없이 황우석 관련 ‘팩트 뉴스’들을 쏟아 붓는데도, 국민들의 70-80%는 혼란을 느끼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고, 서울대 조사위 최종 조사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30%에 불과하고, 또 왜 70%의 국민들이 ‘황 교수에게 잘못과 책임은 있어도 연구재연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라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어느 한 언론이라도 책임 있게 대응하고 답하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획된 것이다.
만일 그 많은 언론들 중 어느 하나라도 중심을 잡고, 큰 틀과 작은 것,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 등을 구분을 해가며 국민들에게 차분히 정리해 주었다면 이런 혼란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생방송 시사중심>은 공영방송으로서, 그 책임의 일부분이라도 다하기 위하여 황우석 줄기세포논란의 큰 틀 속에서 현재까지 보도되고 확인된 팩트를 중심으로 일반 국민들과 네티즌들이 느끼는 문제점, 문제제기 지점들을 정리하고 설명하기로 했던 것이다. 많은 언론들이 무슨 이유에서든지 다루려 하지 않는 것을 다루고자 했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 있어서 언론들이 극복해야 할 “맹목적인 팩트주의”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씀하신 것인지?
‘맹목적 팩트주의’란 사안 또는 이슈의 큰 틀을 보지 않고, 또한 보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본질적인 것과 본질적이지 않은 것 등을 구분하지 않고, 심지어는 그 팩트가 차지하는 정확한 의미와 비중 등을 가리지 않고, 단지 ‘팩트라는 이유만으로’쉴새 없이 보도하고 양산해내는, 그리하여 결국은 전체사안을 호도하고 애매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어이 없는 허위 사실까지도 서슴없이 무책임하게 보도하게 되는 기계적인 팩트 맹신주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최초 노성일 이사장이 황 교수에게 2천개가 넘는 난자를 주었다는 팩트와, 황 교수는 단지 1개 또는 2개의 줄기세포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팩트, 이 두 가지 팩트를 갖고 거의 모든 언론들은 황 교수가 2000개에서 1개 또는 2개 밖에 성공 못했으니 그의 기술은 효율성이 거의 없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기술이라고, 대단한 제3의 팩트를 만들어내어, 사실상 일방적인 폄하를 계속했던 것이다.
이런 일반 대중에게 보다 책임 있게 사안의 비중과 의미, 가치에 따라 교통정리를 해주며, 보다 깊이 있게 상세히 그리고 쉽게 설명해주는 언론이 거의 없었다는 자기 성찰에서 이 방송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방송을 통해 “왜 우리는 미국처럼 황 교수 조사를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확실히 조사한 후 발표하지 못하나, 이 냉혹한 세상에서 우리는 왜 현명하지 못한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지금 우리가 자초하고 있는 손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현재 황 교수가 WIPO에 출원하고 있는 줄기세포관련 특허는 4개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이와 거의 유사한 특허를 미국 피츠버그대의 새튼 교수도 특허출원한 것으로 이미 확인 보도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명하지 못하게도 우리 스스로, 황 교수는 사기꾼이며 논문을 조작했으며 줄기세포는 없다는 식으로 난리를 친다면, 그 특허는 누구에게 돌아가겠나? 너무나 명확한 것이다.
아무 일이 없어도 아주 작은 문제만 하나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고 자신들의 거대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냉혹한 세계BT전쟁에서, 아무리 황 교수가 99% 사기꾼이라 해도- 아직 검찰수사가 안 끝났으니 100% 사기꾼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며(그러나 최근 검찰수사도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된 것이 틀림없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100%는 아니니 이미 출원된 특허의 관리와 보호를 위해서라도 어리석은 짓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황 교수에게 한 수 배운 뉴캐슬대학의 스토이코비치 교수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23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스페인으로 스카웃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스토이코비치의 사부인 황 교수를 내동댕이치고 인간 사기꾼으로 몰고 있지 않은가! 윤리와 도덕이라는 잣대로 말이다. 물론 윤리와 도덕은 과학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황 교수가 윤리와 도덕을 어겼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온 나라와 언론이 동원되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그들이 보기에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일단 특허가 미국 쪽으로 넘어가면 그 뒤에는 우??아무리 황 교수보다 더 뛰어난 과학자가 나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줄기세포에 관한한 미국에 로얄티를 지급해야 하는 것을! 궁극적으론 법원(코트)에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허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지 취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관련규정에 의하여 앞으로 6개월 내에 개별국가 출원도 해야 하고 여기에는 상당한 비용도 수반된다. 그리고 만약 출원한 특허내용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수정, 또는 보정하면 되는데 이런 ! 모든 일은 결국 INVENTOR인 황 교수가 해야 하는 일임에도, 황 교수를 사기꾼이라 한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우리가 이 과정에서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나도 답답할 뿐이다. 아주 작은 탐욕과 이익 앞에서 꼼짝 못하는 학계카르텔, 언론카르텔 때문인가? 어떻게 한마디로 말할 수 있겠는가?
한편에서는 우리가 빠른 시간 안에 조작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미국 피츠버그대학 등 외국에서 먼저 밝혀내게 될 경우, 우리 과학계 신뢰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물론 그런 조급함으로, 거대 미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으면 큰 일 날지 모른다는.... 뭐에 쫓기듯 조사위의 조사가 이루어졌고 언론도 그렇게 재촉했을 것이다. 이제 미국, 영국은 조용히 미소짓고 있는 것이다. 후후후... 하고 말이다. 아 이 이상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세계 BT전쟁에서 선진국들과 싸우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도 방송에서 발언하셨다. 힘을 합친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또 지금 힘을 합치지 못하는 것은 어떤 부분을 가리키는 것인지?
서울대 의대, 수의대, 벤쳐 업체들, 각 민간병원 연구소들, 정부와 각 기관들, 세포응용사업단 등등.. 서로 보다 큰 파이를 만들어 크게 파이를 나누어 먹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 작은 파이를 서로 자기가 더 많이 먹으려고 싸우다 이제는 땅에 떨어뜨려 아무도 못 먹게 되었다. 이제 파이는 미국이나 영국 파이를 수입해 먹어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그나마 비록 작은 파이일지언정 세계최초로 그 파이를 만든 사람을 ‘도덕과 윤리’를 앞세워 서로 빼앗으려 한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정의에도 어긋난다.
국익보다는 진실이 우선이라는 젊은 생명과학자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맞다. 진실은 중요하다. 언제든지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가? 황 교수가 논문을 조작했다는 진실인가? 아직 검찰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오늘까지 수사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조작은 황 교수가 아니라, 미즈메디측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진실이란.... 하나가 아니다. 하나의 진실이 있으면, 그보다 좀 더 큰 진실이 있고, 또 그보다 더욱 큰 진실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어지기도 한다. 갈릴레오 전에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진리였다. 그는 거짓을 주장했다하여 사형선고를 받았다. 늘 겸손해야 한다. 혹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무엇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진실일지 모르겠다.
황우석 교수가 만약 줄기세포 가짜 사실을 모르고 철저히 속은 것이 드러난다면,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또 국제적 양해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큰 어리석은 짓을 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열강이 볼 때 대한민국은 얼마나 어리석나. 문제는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물론 황 교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거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황 교수가 정말 100% 사기꾼 일지도 모른다. 검찰수사가 많은 것을 밝혀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는 그가 100% 사기꾼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상당한 사실들이 그가 말한 것이 맞으며, 거의 대부분의 조작의 책임은 미즈메디측에 있는 것으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학계최고의 권위 있는 조사기관인 서울대 조사위에서는 이미 최종조사발표에서 정명희 위원장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없으며 기술도 별 볼 일 없는 것이며, 황 교수는 모든 논문을 조작한 학자로서 최소한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거의 사기꾼 같은 존재라고 전 세계에 밝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언론은 그렇게 받아 적어 보도했다. 황 교수의 논문은 모두 가짜, 조작. 원천기술도 없어... 라고 말이다. 국제적 양해는 이제부터 우리가 얼마나 다시 냉정한 태도로 허리띠 졸라매고 덤비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럴 준비가 되어있나? MBC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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