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최근 며칠째 황우석, 김선종, 윤현수, 이양한 등 '논문 데이터 조작'의 핵심으로 지목한 4명을 소환조사하면서, 김 연구원을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하여 이번주 중으로 구속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건의 핵심에서 벗어난 행보를 하고 있다. 결국 우려했던 '꼬리자르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주류 언론들 역시 사건의 포커스를 김 연구원에 맞추어 '김선종이 사건의 주범'이라는 식의 추측성 기사로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판'에서는 지난 보도들을 통해, '줄기세포 사건'에 얽힌 수많은 이해관계와 줄기세포의 경제적 가치, 네티즌들을 통해 드러난 수많은 의혹들을 거론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논문데이터 조작'에 누가 가담했는지, '줄기세포 바꿔치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선종 연구원이 '클라라'라는 남성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든 배반포를 여성의 것으로 기록하고 배양했다는 점.
미즈메디측 수정란 줄기세포 중 몇몇 줄기세포에서 황우석 연구팀에 체세포를 공여한 인물의 DNA와 동일한 DNA가 검출되었던 점 등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왜 '논문데이터가 조작'되어야 했으며, 왜 김선종 연구원이 '바꿔치기'를 하게 됐는지, 이를 총괄주도한 핵심 인물이 누구였는지 등을 조사하여 그 배후를 찾아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2004년 논문과 2005년 논문의 데이터 조작'과 '줄기세포 바꿔치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논문의 근거가 되었던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 즉 줄기세포가 도난당했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황우석 연구팀이 101개의 배반포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를 통해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 영국 뉴캐슬대학의 머독교수도 배반포 기술 인정
검찰이 도난당한 줄기세포를 찾아내야만 '왜 논문데이터가 조작되고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되었는지'를 밝힐 수 있고, 그래야 '줄기세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치기' 사실이 드러났을 경우,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를 김선종 연구원이 이 엄청난 사건을 혼자서 주도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타당하지 못하다.
이미 검찰은 김선종 연구원과 윤현수 한양대 교수, 문신용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단장,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사이에 '진술서'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전해져 '말맞추기'가 행해졌다는 정황을 포착했으며, 미즈메디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말맞추기'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2월 김선종 연구원 자신은 '바꿔치기'를 할 이유가 없다며, "나의 결백을 증명해줄 증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꿔치기'가 김선종 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나타난 것으로 볼 때, 그 주장은 자신 이외에 누군가 공모자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2005년 논문에만 한정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이처럼, 김선종 연구원은 절대 사건의 핵심일 수가 없다.
검찰은 사라진 줄기세포와 배반포의 행방을 추적하라.
그렇다면, 검찰이 사건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바꿔치기' 된 줄기세포와 배반포의 행방을 찾아내는 것이다.
황우석 연구팀에서 '바꿔치기'를 했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이미 본지 기사를 통해 전혀 근거없음을 밝힌바 있다.(1월 20일자 기사참조)
첫 번째, 줄기세포주 2,3번을 외부 기관에 분양을 했다는 것.
두 번째, 노성일 이사장의 "줄기세포 없다"는 폭로에 황우석 박사는 초기 냉동보관했던 줄기세포주를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로 믿고, 해동시켜 그 존재를 입증하겠다고 한 것.
세 번째, 면역적합성검사를 하면서 2, 3번만 줄기세포와 체세포를 한 쌍으로 보내고, 4번 이후의 모든 시료는 환자의 체세포만을 두 쌍 보낸 것으로 보아, 최소한 2, 3번은 핵치환 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로 분명히 확신했다는 것.
이런 정황들만 따져봐도 황우석 연구팀이 '바꿔치기'의 주범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분명히 황우석 연구팀 쪽에서 줄기세포를 도난당한 것이다.
사이언스도 처음에 아무 문제없이 타당하게 받아들여 검증된 2004년과 2005년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됐고, '바꿔치기'가 행해졌다면, 누군가 2004년에 수립된 줄기세포와 2005년에 만들어진 101개의 배반포를 노렸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는 설명이 아닐까?
훔쳐갈 것이 없는 곳에 도둑이 들리는 없다.
이렇게 볼 때, 검찰의 최근 행보는 미즈메디 병원을 다 뒤지고도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와 배반포를 찾지 못해 사건을 진전시키지 못한 검찰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며, 그런 무능함으로 인한 '꼬리자르기'의 전형이다.
사라진 배반포의 행방을 쫒아가면 개입된 핵심 인물이 나올 것이고, 그 인물들을 조사해야 배반포가 나오며, 배반포를 찾아야 '왜'를 밝힐 수 있다.
그 핵심 인물들은 이미 본지 기사를 비롯한 몇몇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통해 충분히 거론되었지만, 다시 한번 되짚어 보자.
줄기세포 도난 사건의 핵심 인물들
▲ 검찰도 서로간에 '말맞추기'가 오고 갔다는 것을 인지했다.
줄기세포 도난사건의 핵심인물 중 첫 번째는 바로 2005년 논문의 제2저자인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이다.
검찰은 노성일 이사장이 ‘줄기세포 바꿔치기’나 '논문 데이터 조작'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무혐의 처분할 방침이라는데, 엄청난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즈메디 측은 101개의 배반포를 공식적으로 넘겨받아 배양을 담당한 기관이며, 노성일 이사장은 총 관리자이기 때문이다.
황우석 연구팀의 1번 줄기세포 체세포 공여자와는 전혀 다른 사람의 데이터가 사이언스 논문에 올라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배양과 테라토마 작업을 병행했던 미즈메디 연구원들 뿐만 아니라, 미즈메디 병원측 사람들까지 개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노성일 이사장이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신용 교수의 논문에도 데이터 조작이 있었고 이 논문에도 미즈메디가 연관되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미즈메디가 참여한 논문에는 데이터 조작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노성일 이사장이 '줄기세포 바꿔치기'나 '논문 데이터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 수의대 실험실의 줄기세포 오염사고에 김선종 연구원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검찰에 의해 드러난 것으로 볼 때,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일어난 두 번의 사고(정전사고, 화재)도 사건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두 건의 사고로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던 생명공학연구원은 바로 미즈메디의 노성일 이사장이 황우석 박사에게 연구실로 적극 추천했던 곳이다.(노성일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음)
그리고 앞에서도 밝혔듯이, 김선종 연구원과 서로 '말맞추기'가 있었다는 것은 '줄기세포 바꿔치기'에 관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04년 논문에 개입되어 있는 문신용 교수이다.
문신용 교수의 연관성은 최근에 드러났다. 미즈메디 병원의 미공개 수정란 줄기세포 Miz-5 가 황우석 연구팀의 NT-1 속에 섞여 있었고, 이 줄기세포는 문신용 교수의 2004년 논문에 SNU-1 이라는 줄기세포로 되어 있었다.
문신용 교수나 미즈메디 둘 중 한 쪽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했다거나, 서로 주고 받으면서 공유했다는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하자면, 황우석 연구팀, 문신용 연구팀, 노성일 연구팀 세 곳 모두 동일한 줄기세포를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문신용 교수는 노성일 이사장을 움직이는 배후로 지목되는데, 그것은 노성일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문신용 교수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기자회견을 중단한 것이라든지, 함께 PD수첩을 시청하는 등 가까운 사이라는 것으로 제기된 의혹이다.
테라토마 실험을 담당했던 윤현수 교수도 황우석 연구팀 줄기세포의 DNA 조작에 개입되었다는 정황으로 볼 때,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 검찰의 위신은 한점 의혹없는 수사만이 세워진다.
이처럼, 김선종 연구원 외에 '논문 데이터 조작'과 '줄기세포 바꿔치기'에 직, 간접적으로 관계한 이들이 있는데도, 검찰은 김선종 연구원에게만 그 책임을 물겠다는 것은 '꼬리자르기' 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줄기세포 사건'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건인 만큼,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에 따라 검찰의 위신이 좌우될 수 있다.
자칫 잘못하여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에서 처럼 완전히 핵심에서 벗어나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대한민국 검찰의 무능함을 질타하게 될 것이다.
검찰이 그런 비난을 원치 않는다면 사건의 진상을 샅샅이 파헤쳐야 하는 것이고, 앞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배반포를 찾아내야만 가능하다.
'바꿔치기' 사실이 확실히 드러난 지금, 정확하고 섬세한 수사로 한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검찰에게 돌아가는 것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격려가 아니라, '그러면 그렇지'하는 식의 불명예스런 비난뿐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 사건을 충실히 수사한다면 이전에 붙었던 불명예스런 딱지까지 땔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검찰이 김선종 연구원의 구속방침을 밝힌 데 대해, 일부 언론들은 황우석 박사도 횡령혐의가 드러나거나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이 정확히 드러나면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핵심을 호도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행여, 주류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을 국민들의 여론이라 믿고, 이에 맞추어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